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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음주문화와 알코올정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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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산업과 정책이야기(17)

 

미국의 음주문화와 알코올정책(2) 

금주모델에 근거하여 알코올 통제정책을 구사하는 미국

조 성기(아우르연구소 대표/경제학 박사)

  

 

초기 이민은 북부유럽의 신교도들이었다. 후기이민자는 남유럽의 가톨릭 신도들 이었다. 그들의 갈등이 신교도들의 금주운동을 이어졌다. 금주운동을 통해 새 이주자들을 통제하고자 한 것이었다. 정치적으로 해석해 보면 기득권을 가진 초기 이민자들이 후기이민자들을 박대한 것이다. 문제는 역시 이익이었다. 후발자들이 선발자들의 이익을 가져가게 되자 그들을 공격하고자 한 수단으로 금주주의를 내건 것이다.

금주를 찬성하는 집단들은 금주에 대한 책, 팸플릿, 포스터, 교육 자료들을 공급했다. 이것이 나중에 유명한 미국의 ‘금주법’을 통과시키는 정보가 되었다. 예나 제나 정보와 자료가 많아야 필요할 때 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 금주 측 자료에는 금주자가 덕을 가진 자이자 축복을 받는 자이다. 음주자는 죄를 지어 비참하게 되는 자로 설명했다.

1920년에 금주법이 통과되었다. “알코올 산업을 식료품 제조 산업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있었다. 1차 대전 때의 일이다. 미국의 금주법은 알코올에 대한 무작정적인 통제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좋은 사례다. 금주법이 폐지되자 뉴욕의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금주법 발효기간 중에도 사실상 술 소비량은 그 이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자료도 많다. 하지만 공식통계에는 음주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주주의자들의 이상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음주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밀주가 양산되었고, 조직범죄, 폭력, 정치적 타락이 극도에 달했다. 물론 그 이후 세계 곳곳에 금주법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하지만 1933년을 끝으로 인류사에서 '금주'에 대한 실험은 끝난 것이다.

 


금주법 철폐 이후 술에 대한 통제는 연방정부 차원의 일에서 개별 주 차원의 일로 바뀌었다. 주마다 알코올 통제국이 있다. 금주는 극히 일부 지역사회, 일부 기관, 인디언 보호지역, 21세 미만의 청소년에 국한되는 것으로 되었다.

미국 정부의 주요 알코올 통제정책은 금주모델로 유명하다. 즉, 국민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1975년에 설립된 ‘국립 알코올중독 및 남용 연구원(NIAAA)’의 대표자는 알코올을 ‘가장 더러운 약물’이라고 규정했다. 물론 그러한 규정은 상징적이었고, 그 기관차원의 선언이 되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술을 마시는 것을 보면 더러운 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그 후 알코올중독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출현했다. 미국에서의 알코올 문제는 그 일로 일대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알코올중독이 ‘질병’이라는 주장이 그것이었다. 1795년에 러시(Rush, B)가 정의를 내린 것이 미국에서 다시 주장된 것이다. 알코올중독을 도덕적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질병으로 보자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알코올 중독이 일반인들도 걸리는 질병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술 문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배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인 AA(Alcoholic An onymous)은 1935년에 세상에 출현했다. 그 모임의 방식은 중요한 효과를 낳는 치료방법으로 각광을 받았다. 지금도 음주 운전자들은 그 모임에 참여하여야만 용서를 받게 된다.

최근 미국의 대통령 중 하나가 알코올 중독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그가 어떻게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 할 수 있을까. 직무 중 하나가 국회의 연설이다. 연설을 시작할 때 대통령은 AA를 다녀왔다고 한다. 그러면 용서가 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방식인 것이다.

직장 종사자가 음주문제가 심각할 때 AA에 참가하면 해고를 당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알코올 중독을 질병으로 보기 때문이다. 만약에 참가 하지 않으면 당장 해고를 당해도 법적 대처가 불가능하다. 그런 종업원지지프로그램(Employee Assistance Program)이 발전된 곳이 미국이다.

알코올중독자는 이제 의지 박약자, 도덕 상실자, 나쁜 습관을 가진 자가 아니라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젤리니크(Jellinek, E. M.)가 추가 논문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연구기관에서도 알코올 중독을 질병 개념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질병관의 결정적 확산은 대통령의 부인인 베티 포드(Betty Ford)여사가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 임을 공표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그 후 알코올중독은 낮은 계층 사람들의 병이 아니라 상층부에게도 예외 없는 질병이 되었다. 누구나 알코올 중독에 걸릴 수 있고 누구도 창피한 질병이 아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알코올중독자 문제는 중독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구제해야 하는 문제로 되었다. 알코올중독의 질병관은 관련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알코올중독 치료사업의 연간 수입이 수십억 달러가 훨씬 넘고 있다. 종사자들도 수십만 명이 된다.

 

미국의 경제인류학자 베블렌(Vebren, T.)은 유한계급의 과시욕의 한 방편이 ‘술 마시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생산성과 소득이 증가한 사회에서는 술 마시는 일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그렇지만 인구의 노령화, 건강과 생활양식에 대한 관심 증대, 알코올 남용 문제에 대한 태도개선 노력 등이 미국의 알코올소비량을 변화시키고 있다. 알코올의 소비 추세가 오랫동안 감소세를 나타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줄던 소비추세도 최근에는 다시 반등했다.

여성음주와 청소년음주 증가는 다른 어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사회문제다. 미국도 예외가 없는 일이다. 미국인은 술 마시는 장소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우리나라가 장소도 시간도 분별없이 술을 팔고 마시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음주가 허용되지 않은 곳이나 야외에서는 못 마신다. 대량음주가 발생하는 야외 파티가 있다면 미리 음주신고를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야외주점도 영업지역으로 정해진 지역을 넘어가 술을 마시면 문제가 된다. 자기 집 마당에서 술을 마셔도 벌금이다. 집 속에서 마셔야만 음주가 자유로워진다. 미성년자가 자기 집에서 술을 마실 때 경찰의 검문에 걸리면 벌을 받는다.

미국처럼 음주문화를 규정하기 어려운 나라도 없다. 미국은 다민족국가로 이민자들이 자국의 음주문화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한국인들도 고국에서의 음주습관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바(Bar)에 들어가 보자. 문 앞에서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한다. 미성년자의 출입을 막는 것이다. 물론 미국 청소년들도 가짜 신분증을 일정비용을 들여 만든다. 하지만 학교 앞 술집에서라면 모를까, 일반 주점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려면 통상 바텐더 앞에 줄을 선다. 각자 한 잔씩 자신이 술값을 치르고, 원하는 술을 받아서 빈자리로 간다. 술은 병 채로 팔지를 않는다. 암행조사자들도 술집을 방문한다. 주 알코올 통제국(Alcohol Control Board)의 검사관들의 역할이다. 검사관은 미성년자 출입을 감독한다. 만취자들이 있는 가도 조사한다. 만취자가 있어도 벌금이다. 반복되면 상당 기간 술집 영업정지다.

그러니 미성년자는 바의 주인이 자발적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취객은 만취 전에 집으로 보낸다. 만취자가 술을 더 주문하면 일반 음료수나 커피를 제공하며 대응한다. 취객이 술을 계속 요구하면 귀가를 종용한다. 술집 종사자들은 만취자 다루는 법을 정기적으로 교육받아야 한다. 종사원 프로그램(Server Program)이 일반화 되어 있다.

미국의 주점은 자기가 마신 술값을 자신이 잔마다 치르고, 받아서 즐겁게 마시고, 신나게 떠들고 춤을 추며 노는 곳이다. 그러나 자기 멋대로 취할 수는 없는 곳이 미국의 술집이다. 그렇게 정해진 규칙 속에서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술집이 미국의 술집이다.

 

미국에는 한인사회가 크게 형성되어 있다. 우리 술도 미국으로 수출된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자유교역협정이 맺어진 후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없어졌다. 물류비용과 기타 거래비용을 빼고 나면 두 나라 간의 교역 문턱이 높지 않다.

1999년 캘리포니아 주와 2002년 뉴욕 주에서는 증류주 판매면허가 없는 식당에서 증류주인 소주 판매가 가능해졌다. 미국에서는 드문 일이다. 한국 문화를 감안한 특별법이 통과된 것이다. 반주문화가 일반적인 한국의 음주법이 미국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소주의 식당판매가 특별히 가능해진 것이다.

보드카를 칵테일의 원료로 사용하는 대신 가격이 보다 저렴한 소주를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린 것도 소주 수출에 일조를 하였다. 한류와 함께 소주 판매가 늘었다.

유명한 주류업체인 안호이져 부쉬(Anheuser-Busch)도 쿠(ku)소주 생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소주 맛이 나는 와인이 캘리포니아의 마켓에서 와인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브랜드도 ‘찾을수록’이라는 독특한 작명을 했다.

 

소주의 미국 진출은 대체로 교포 시장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전통주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쇼추(Shochu)가 수출을 위해 소주(Soju)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오래된 일이다. 소주가 특별히 식당판매가 가능해지고 미국 내 지명도가 높아지자 쇼추라는 이름을 버리고 소주 브랜드를 사용한 것이다. 이 쇼추는 소주 판매가능 도수인 24도 이하에 알코올 농도를 맞추고 있다.

미국 내 소주 수요자의 실태를 조사해 보더라도 교포들이나 교포와 한국인과 관련된 현지인들이 주로 소주를 마신다. 한국의 라거맥주가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맛 향 등에서 뒤지지 않을 수 있다. 미국 맥주 시장은 외국 브랜드가 13%가 된다. 그 시장을 대상으로 노력할 필요가 충분할 것이다.

미국은 인구가 증가하는 시장이다. 백인이 줄고 히스패닉과 아시아인종이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전통주나 맥주 수출전략을 수립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집에서 마실까? 술집에서 마실까? 중소맥주회사가 생산하는 시장 몫이 7%가 되고, 생맥주가 10%이지만 용기출고량이 90%에 달하고 있다. 가정용 소비가 제법 된다는 것이다. 맥주 수입국은 멕시코 49%, 네덜란드 24%, 벨기에 6%, 캐나다 5% 등이다. 멕시코 술 수입이 강세다.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가 그 주된 이유일 것이다. 월드컵의 은인인 한국의 술을 멕시코인들이 마셔 주지 않을까.

증류주 수입은 프랑스, 영국, 멕시코 등이다. 음료용 에탄올의 수출도 상당량이다. 식용주정 수출은 멕시코 30%, 캐나다 25%, 한국 10%다. 한국의 수입 조건이 변화한다면 미국의 식용주정이 주정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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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 (1133)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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