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그리고 안주 빨 - 삶과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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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의 취중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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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의 취중진담

 

술, 그리고 안주 빨

 


술안주가 있으면 술 생각이 나고, 술이 있으면 안주가 생각난다. 이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 같다.

주당들 앞에 얼큰한 찌개가 끓고 있다면, 삼겹살이 노랗게 구어지고 있다면 술을 찾게 되고, 모처럼 귀한 술을 손에 넣었다면 안주거리를 준비하게 된다. 과거 대갓집 안주인은 언제 손님이 올지 몰라 항상 주안상(酒案床) 내놓을 준비가 철저했지만 요즘은 찾아오는 손님도 적고 대개는 밖에서 손님을 접대하기 때문에 안주인이 주안상 차리는 일은 거의 없어 진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의 관혼상제(冠婚喪祭)가 존재하는 한(특별한 종교 가정은 제외) 일 년 내내 젯상을 차리기 마련이어서 주안상은 맥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젯상 차림은 전형적인 술상으로도 볼 수 있어서다. 왜냐하면 관혼상례에서 술은 빠지면 안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과거 금주령이 내려졌을 때 민가에서는 술을 구할 수 없어 우물에서 깨끗한 물을 떠서 제주로 올렸는데 이때도 물이라 하지 않고 현주(玄酒:밤에 우물물은 검게 보인다)라고 했다. 그 만큼 우리 일상에서 술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서양인들은 맥주나 와인 또는 위스키를 안주 없이도 잘 마신다. 영국의 펍(Pub:Public House)이나 미국의 스탠드바 같은 데서도 거의 안주 없이 맥주를 마시거나 양주를 마신다. 그런데 우리는 맥주를 마실 때나 양주를 마실 때도 안주가 있어야 한다. 맥주를 통닭과 즐겨 마시는 치맥문화는 그렇게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치맥은 새로운 한류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옛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안주 빨 이야기가 나왔다.

“그 친구 안주 빨이 너무 세서 술자리에선 인기 없었어” 어려웠던 시절 어렵사리 마련한 술자리. 술은 안마시고 안주만 축내는 사람은 미운털이 박히기 십상이었다.

일본 강정기 시대에 주당들이 제정한 <음주법> 제2조 정의 편에 “‘안주 빨’이라 함은 음주량에 비해 안주 섭취량이 과다한 자를 말한다.”고 했고, 제5조에서 ① 안주 빨은 금쪽같은 음주자금을 소진하여 향후 2차 혹은 3차시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므로 안주 빨을 세우는 자에겐 즉시 귀가조치를 명한다고 했다고 했을 정도다.

쌀 덜어졌으면 라면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세대들에게 이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재미없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기성세대들은 안주 빨에 대한 추억이 아련하다.

요즘은 홈술, 혼술이 유행을 타고 있다.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안주 빨로 술 먹을 때 남들 눈치안보고, 하나 시켜서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요, 가격도 부담 안 되고 눈치도 안 볼 수 있고, 안성맞춤이에요 ㅋㅋ 맛도 좋아요!!” 좋겠다.

연예인들은 술을 마셔도 안주는 잘 안 먹는다고 한다. 살찌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란다. 소시민들이야 그런 데까지 신경 쓰면서 술 마시면 술 맛떨어진다고 손사래 친다.

어느 정도 사는 것이 나아지고 술 한 잔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안주는 풍성해졌다. 새로운 안주를 찾아 먼 길 마다 않고 길을 떠나기도 한다.

때문에 주석에서 안주 빨 타령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안주를 강권하기도 한다. 술은 2차적인 문제다. 요리를 먹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인지 술을 먹기 위해 안주를 먹는 것이 아닌 시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친구야! 술만 마시지 말고 안주도 먹으면서 마셔”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풋술을 마실 때는 들어보지 못하던 말이다.

집이건 야외이건 술안주로 오징어와 땅콩을 씹던 시절에서 지금은 전화 한통이면 득달처럼 안주를 싣고 달려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어느 술에는 어느 안주가 좋다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시대다.

궁핍하던 시절 대폿잔을 비우고 왕소금 몇 알로 안주를 대신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 일본에서는 술안주로 왕소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술안주 때문에 똥 뱃살을 줄이려는 발상일 것 같다.

마트엔 즉석으로 해 먹을 수 있는 술안주가 차고 넘친다. 혼술 이라도 제대로 된 술상 차려 놓고 마실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눈치 보지 않고 안주 빨 세우다가 늘어나는 것은 똥뱃살이라는 것쯤은 명심하는 것도 좋겠다.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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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 (1133)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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