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술 ‘지주(旨酒)’의 변신 ‘층층지주’ - 삶과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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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2월16일 20시35분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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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담의 복원 전통주 스토리텔링(44) 溫故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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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담의 복원 전통주 스토리텔링(44) 溫故知新

 

맛있는 술 ‘지주(旨酒)’의 변신 ‘층층지주’

 

참 별스럽다. 전통주를 복원하면서 숱한 술이름을 목격했지만, ‘참 별스럽다’는 생각을 가졌던 술이 ‘층층지주’이다. ‘지주(旨酒)’는 ‘맛 좋은 술’이라는 뜻으로, 이미 <삼국사기>에 “고구려 대무신왕 때 한나라 태수가 요동을 침입해 왔을 때 성안의 물로 술을 빚어 한나라의 군사에게 보냈는데, 이후 적이 물러갔다.”고 한다. 이 술이 ‘곡아주(曲阿酒)’였으며, 맛이 좋았으므로 ‘지주(旨酒)’라고도 불렸다고 전한다.

<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는 ‘곡아주’ 제조법을 수록하고 있는데, ‘차좁쌀을 디딜방아에서 곱게 빻아 만든 가루를 미지근한 물에 반죽한 후 시루에 안쳐 차조 떡을 찐 후 식으면 손으로 충분히 다지고, 말린 메주에서 떼어낸 메주가루를 섞고 물을 간간이 부어가며 손으로 반죽을 하며 이리저리 잘 섞은 다음, 항아리에 담고 우물에서 떠온 깨끗한 물을 붓고 뚜껑을 꼭 덮어 화로 옆에 한 달쯤 두면 술독 맨 위로 맑은 청주가 떠오른다.’는 식의 술 빚는 법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술을 ‘곡아주(曲阿酒)’라 부르면서 ‘고구려 술’이라 적고 있다.

한편, <삼국지 고구려전(高句麗傳)>에 “고구려 건국 초기(A.D 28년)에 지주(旨酒)를 빚어 한나라의 요동태수를 물리쳤으며, 주조기술이 뛰어나 중국인들 사이에 ‘고구려는 자희선장양(自喜善藏釀)하는 나라’로 주목을 받았다.”고 하여, 이때에 이미 우리나라 주조 기술은 곡물을 바탕으로 누룩과 곡아(穀芽)로 술을 빚는 방법을 익히고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송(宋)나라 때 이방(李昉)이란 사람에 의해 983년에 편찬된 백과사서인 <태평어람(太平御覽)>에는 장쑤 성(江蘇省)의 명주인 ‘곡아주(曲阿酒)가 고구려에서 유래되었다’는 전설을 담고 있음도 살필 수 있다

그런데 1800년대에 전라도지방의 한 반가의 여인에 의해 한글로 쓰인 <양주방>이라는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층층지주’는 지금까지 알려진 ‘지주’ 와는 다른 주방문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술 만드는 법>에 ‘여름디주’를 비롯하여 <山林經濟>와 <醞酒法>에 ‘지주’가 등장하는데, 이들 주방문은 <양주방>의 ‘층층지주’와는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술 만드는 법>의 ‘여름디쥬’는 “죠 누룩 셔너 홉 실게 쥬머니에 늣코 인 물 한 말 식거든 담으고 그날노 미  말 셰야 담아 로밤 우리고 다시 셔 작말야 말으게  덩이를 풀어 식거든 여 다시  누룩 물과  너허  일 후 익거든 걸느되 물 쥬어 걸너 밧타 여름에 와 먹으면 리화주 갓흐니라.”고 하여 ‘층층지주’와는 유사하면서도 다른 방법의 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醞酒法>의 ‘지주’는 “미 일두 셰 작말야 탕슈 아홉 야 섯거 와 이튼날 구멍 국말 두 되 진말 다 섯거  그 이튼날 여 뎜미나 미나 서되  국말  진말 두 홉 여허 젼술의 섯거 칠일 후 향녈듸 치위예 못니 물긔 금라.”고 하여 이양주법(二釀酒法)과 함께 “구월 회일 독을  뭇고 슈 념말 국말 말 독의 너코 동향 복셩가지로 저엇다가 십월 초칠일 미 서말 서되 십칠일 서말 서되 념칠일 서말 너되 셰야  더운 김이 다이고 녀허 복셩가지를 저허 두엇다가 디윌 회간부터 쓰니라.”고 하는 삼양주법(三釀酒法)의 두 가지 방법이 전혀 다른 과정과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층층지주’와는 전혀 다른 술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층층지주’라는 술 이름에 어떤 의미가 깃들어 있는지, 구체적인 기록이나 전승 또는 구전내용을 찾을 길이 없어 자세한 것은 알 수가 없다. 여기서 ‘층층’이란 단어가 무엇을 암시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이 술에 담긴 의미를 찾을 수 있겠으나, 별다른 설명이 없으니 직접 술을 빚어서 그 맛을 음미해보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양주방>의 ‘층층지주’ 주방문을 자세히 살펴보니, ‘층층지주’가 단양법의 여러 속성주류의 한 가지임을 알 수 있으며, 술 빚을 물에 누룩을 담가 불려서 만든 수곡을 사용한다는 사실과 함께, 쌀을 고두밥이나 죽이 아닌 설기떡 형태로 하여 술을 빚고 3일 만에 채주하는 방문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층층지주’는 청주가 아닌 탁주류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쌀가루를 시루에 쪄서 익힌 떡(설기)을 식히지 않고 뜨거울 때 수곡에 넣어 술을 빚는다는 것인데, 이는 술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익히기 위한 방법이고, 그 맛이 달고 부드럽게 하게 위한 방문이라는 사실로 미루어, ‘맛있는 술’이란 뜻의 지주(旨酒)란 뜻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즉, 지주의 합리적이면서도 편의성을 도모한 아름다운 변신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양주방>의 ‘층층지주’를 빚어 본 결과, 왜 주품명이 ‘층층지주’인지를 알 수 있었는데, 멥쌀 1말을 가루로 빻게 되면 그 부피가 2말 가까이 된다.

따라서 많은 양의 쌀가루를 설기를 쪄서 물누룩 3사발로 술밑을 빚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때 설기떡과 물누룩을 골고루 섞다 보면, 설기떡이 덩이덩이 또는 주먹밥 형태로 뭉쳐져서 잘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술 빚는데 따른 물이 적은 데서 오는 현상이다.

술 빚는 경험이 적은 사람은, 이 단계에서 어찌할 줄을 몰라 하다가, 보다 수월하게 할 요량으로 물을 더 치기도 하고, 떡메나 절굿공이로 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떡이 층층이 분리되어 마치 시루떡이나 두텁떡처럼 켜켜로 나뉘는 현상이 특히 잘 나타난다. ‘층층지주’란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난 이름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술 빚는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는 설기가 뜨거울 때 재빨리 치대서 한 덩이의 인절미와 같은 떡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설기는 차게 식으면 멍우리가 많이 남게 되어 산패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물누룩에 넣는 즉시 가능한 한 재빨리 치대서 떡이 덩이덩이 또는 층으로 분리되지 않고 골고루 혼화(混和)되어, 술밑이 한 덩이의 인절미와 같은 떡처럼 되도록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또한 <양주방>의 ‘층층지주’는 주방문 그대로 3일 만에 술을 익히기 위해서도 이와 같이 오랜 시간 치대어 주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미 속성주류의 방문에서 수차례 언급하였듯이 속성주에 있어 중요한 일은, 얼마만큼 잘 치대어주느냐가 술의 성패를 결정짓는 때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술밑이 삭지 않아 발효가 부진해지고, 결과적으로 산패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이렇게 혼화된 술밑은 가능한 차게 식힌 후에 술독에 안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자칫 과발효로 인한 산패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리고 술밑을 안칠 때에도 납작납작하게 만들어 술독에 차곡차곡 담아 안치는데, 꾹꾹 눌러 담고 다져서 공기를 빼주어야 오염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주방문 말미에 “좋은 누룩을 두 쪽으로 쪼개어 술독 속에 들이쳐 두면 아무리 오래 두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는 술이 다 완성된 이후에 술독 째 오래 두고 떠 마시기 위한 조치이다.

‘층층지주’가 단양주법의 속성주인 데다, 뜨거운 떡을 수곡에 넣어 버무린 까닭에 알코올도수가 그리 높지 않은 술이기 때문이다. 추측하건데 <양주방>의 ‘층층지주’는 ‘소곡주’ 빚는 방법에서 덧술을 생략하여 단양주법으로 그친 약식 방문으로 여겨진다.

 

층층지주 <양주방>
◇술 재료
:멥쌀 1말, 누룩가루 1되 5홉, 물 3사발

◇술 빚는 법:① 누룩가루 1되 5홉을 물 3사발에 풀어 술독에 넣고, 술독을 우물에 하룻밤 담가 물누룩을 만들어 놓는다.② 희게 쓸은 멥쌀 1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백세 하여 물에 담가 밤재워 불렸다가, 다시 씻어 헹궈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③ 쌀가루를 시루에 안쳐 백설기를 짓는다.④ 백설기를 식히지 말고(더운 김에-뜨거운 기운을 뺀다) 물 누룩에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 술독은 예의 방법대로 하여 3일간 발효시킨 뒤, 용수를 박아 채주하여 마신다.

* 주방문 말미에 “좋은 누룩을 두 쪽으로 쪼개어 술독 속에 들이쳐 두면 아무리 오래 두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층층지주> 누룩 되가웃을 찬물 세 사발에 풀어 항아리에 넣어 우물에 담가라. 이튿날 희게 쓴 멥쌀 한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빻아서 무르게 쪄서 식히지 말고 누룩 담근 물까지 버무려 넣었다가 사흘 만에 써라. 좋은 누룩을 반씩 쪼개어 독 속을 들이쳐 두면 아무리 오래 되어도 변하지 않는다.

 

박록담은

* 현재 : 시인,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중요무형문화재 인증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원,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장 활동 중이며, 국내의 가양주 조사발굴활동과 850여종의 전통주 복원작업을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전통주교육기관인 ‘박록담의 전통주교실’을 개설, 후진양성과 가양주문화가꾸기운동을 전개하여 전통주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 전통주 관련 저서 : <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 : <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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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 (1133)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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