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들의 술맛 등급론, 1도, 2기, 3과, 4랑, 5처론 - 삶과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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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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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주당들의 술맛 등급론, 1도, 2기, 3과, 4랑, 5처론

 

 


주당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 중 가장 맛있는 술과 가장 맛없는 술에 대한 야사기 전해지고 있다. 누구를 상대로 술을 마시느냐에 술맛이 달라진다는 논리이다. 이는 ‘주도불문’의 법칙에 크게 어긋나는데도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있으니, 법칙도 왜곡되는 속성이 있는 것 같다. 하기사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성어도 있으니, 주법의 왜곡은 차라리 애교로 생각할 만하다.

그것은 “1도(一盜), 2기(二妓), 3과(三寡), 4랑(四娘), 5처(五妻)”라는 술자리에서의 술맛 품평에 대한 소화(笑話)이다. 그러나 술꾼들에게 이유가 있어서 한 잔, 이유가 없어도 한 잔, 그래서 오늘도 또 한 잔이라는 주변(酒辨)에 비유하면 이것 또한 주요한 주변이 될 수 있다.

 

첫째, ‘1도(一盜)’란 몰래 훔쳐 마시는 ‘도둑술’로서 다섯 가지 술중에서 가장 맛있어 주당들 사이에는 가장 선호하는 으뜸 술이다. 훔쳐 마시는 술, 술집에서 술값 계산하지 않고 도망치는 술, 그리고 공짜 술, 이 세 가지는 술맛 나게 하는 3대 명주이다. 긴장감과 스릴 있고, 공짜 술이라 주당들에게 선호되는 술이 된 것이다. 이 경우에는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 주 호기를 부릴 정도에 시작된다.

그런데 공짜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은, 남이 공짜로 주는 술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는 훈계이다. 관료나 공무원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때로는 공짜 술을 마시는 경우도 없지 않다. 따라서 절대 마시지 말라는 말이 아니고, 물질적인 접대를 받을 때는 절대 이 교훈을 잊지 말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술은 건강을 훔쳐가는 진정한 도둑놈이다.

공문거(孔文擧:孔融)에게는 두 아들이 있어, 큰 아이는 6살, 작은 아이는 5살 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작은 아이가 몰래 상위의 술을 훔쳐 마셨다. 큰 아이가 이것을 보고 말하길 “어찌 절도 않고 마시느냐?” 이에 답하여 말하길 “훔쳐 마시는 술에 무슨 예의를 따지느냐!” 소화 한 토막 치고는 교훈적이다.

<데일리포스트(dailypost)> 2015-12-23일자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게제 되었는데, 일명 ‘도둑술’에 관련된 것이다. 제목은 ‘오래된 사찰의 묘지에서 금품과 모태주(전통술)를 훔쳐 마신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이다. 23일 중국 <시나 웨이보(新浪微博)>에 따르면 중국 산시 성(陕西省) 가현(佳县)에 거주하는 고 씨(42세)는 18일 전 친구 교(乔)씨와 함께 대불사(大佛寺)에서 묘지를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있던 귀중품들을 훔쳤다. 무덤 안에는 시신과 함께 5만위안 상당의 금품과 마오타이주(茅台酒) 등이 놓여 있었다. 가족의 신고로 한 달 만에 경찰에 잡힌 고씨는 10여 년 전 이혼하고 백수로 지내며 가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고 씨는 경찰에 붙잡힌 후 “묘지에 들어있던 마오타이주는 내 평생 처음 마셔본 맛있는 술이다”며 “진짜 짜릿했다”고 참회보다는 술맛에 감탄했다. 마오타이주는 중국 3대 명주 중 하나다. 네티즌들은 “죽은 사람이 마오타이주를 마시는구나. 산 사람이 죽은 사람보다 못한 신세네”, “묘지를 파헤친 행위는 어쨌든 절도다”, “돈 자랑도 정도껏 해야지, 죽은 사람에게 세속의 물건이 뭔 소용이라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둘째, ‘2기(二妓)’란 기생이 있는 호젓한 방석집에서 젓가락 장단 두들기며 호쾌한 노랫가락이라도 부르며 마시는 술이다. 옆에 앉은 기생이 Y담, S담을 척척 잘 받아 넘기는 애교 있는 품새란 가히 주당들을 살살 녹인다. 몸을 파는 하급기생과 정신을 파는 고급기녀와 함께 할 경우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야 제격이다. 기생집에서 술을 마시려면 적어도 풍류가 있어야 한다. 풍류없이 기생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다. 손 바닥 잔이나 계곡주, 배꼽주, 입술주, 해어배(解語杯) 또는 화혜배(花鞋杯)라 하여 기생의 꽃신에 술을 담아 돌려 마시기 등의 호기를 부릴 수 있어야 이 단계의 진미를 누릴 수 있다.

 

셋째, ‘3과(三寡)’란 과부 집에서 과부와 더불어 신세 한탄하며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술 마시는 품이란 근심 걱정이 없어 또한 술 마시기에는 제격이다. 술값걱정 없고, 술의 힘을 빌려 과부와 몸을 섞어도 괜찮고, 외상술이라도 좋으니 술꾼에게는 이런 부담 없는 술집 하나 반드시 개발되어야 한다.

조선시대 내외(內外) 술집은 대표적인 과부의 술집이다. ‘내외한다’는 말은 어떤 남녀가 쑥스러워 어려워한다는 뜻이다. ‘내외술집’은 몰락한 양반가의 부인이나 과부가 운영하였다. 손님이 오면 주인이 안주와 술을 준비해 상을 차려 마루에 살짝 올려 두고 방으로 들어가면 손님이 직접 가서 술상을 가져다가 마당의 평상 같은 곳에 올라 마시는 집이다.

‘과부(寡婦)’와 ‘과수(寡守)’, 그리고 ‘미망인’이라는 낱말 속에 숨은 이데올로기는 물론 남성 중심주의다. 이 낱말을 규정짓고 있는 기준은 ‘남편의 존재 여부’다. ‘과부’와 ‘과수’의 ‘과(寡)’는 ‘적다’는 뜻이니, ‘남편을 잃은 상태’를 이르는 것이고, ‘부’와 ‘수’는 각각 ‘지어미’와 ‘정조 지키기’를 뜻한다.

지아비를 잃은 지어미에게 세상은 ‘수절(守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망인(未亡人)’은 한 술 더 뜬다. ‘죽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의 이 낱말이 뜻하는 죽음이란 일종의 당위다. 마땅히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목숨’이나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정려문(旌閭門)이란 곧 조선조 여인 잔혹사라는 비아냥거림의 속뜻이 짚어지는 낱말인 것이다. 과수댁의 나이별로 그 맛이 다르다.

 

10대 여성은 미개발 상태인 아프리카 대륙과 같아서 개발할 재미가 있어서 좋고,

20대 여성은 개발도상국인 아시아 대륙과 같고,

30대 여성은 개발이 바야흐로 황금기를 맞은 아메리카 대륙과 같고,

40대 여성은 우아하고 문명에 꽃이 찬란하게 핀 유럽과 같아 농익은 맛이야 일품일 것이고,

50대는 누님 같고 어머님 같아 펄 벅의 대지가 생각나게 해서 좋다나!

 

넷째, ‘4랑(四娘)’에서 ‘랑’은 처녀를 뜻한다. 술친구로서 아가씨 또는 처녀와 마시는 술이다. 전술한 3과의 술좌석이 난삽하고 화려한(?) 술좌석이라면, 4랑은 청초함과 신선함이 있는 술좌석이다. 그야 말로 개발되지 않는 아프리카 대륙처럼 청순함, 수줍음 등이 흐르는 분위기로 멋진 술자리이다. 그러나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니 근심 또한 만만치가 않다. 사실은 맛없는 술자리이다. 그래서 4번째에 위치하고 있다. 인생의 진미와 남녀의 주색잡기도 모르는 처녀와의 술자리는 무미건조하다. 속세 맛을 다 경험한 아가씨라 해도 속내 다 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야 술맛 떨어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술 맛이 없는 좌석이 ‘5처(五妻)’인데, 집에서 아내와 함께 하는 술자리를 지칭한다. 음주와 색이라는 관점에서 풀이한 술자리의 정서를 말함이다. 대개는 주당들은 밖에서 남녀불문, 노소불문, 미추불문 하면서 잘도 마시는데 집에서는 아무리 맛있는 술이라도 안 마시는 것이다. 그래서 5처가 술 맛 안 나게 하는 데에는 1등에 해당된단다. 한 남자가 술을 마시다가 얼떨결에 낯선 여자를 껴안았다. “죄송합니다 부인. 당신을 제 아내로 착각했어요.” “사과할 필요 없어요. 바로 저에요 여보.” 취중에 와이프가 예뻐 보이는 것은 취기가 오른 상태이다.

어느 술꾼이 바에 들렸다. 바텐더(bartender)에게 위스키 한 잔을 주문하여 다 마시고는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더니 한참 들여다보더니 다시 넣고는 혀 꼬부라진 소리로 한 잔 더 외친다. 바텐더는 군말하지 않고 다시 잔을 내밀었다. 그러더니 다시 주머니 속에서 꺼내더니 천천히 이리저리 뜯어보더니 다시 한 잔 더 외친다. 바텐더가 궁금한 나머지 손님에게 손님 술을 드신 후 무엇을 그렇게 한참씩이나 들여다보시곤 합니까? 이게 흥 마느라 사진인데 마누라로 안보이고 애인으로 보여야 되는데 아직도 내 눈에 마누라로 보이지 않네, 하면서 한 잔을 더 주문하는 것이었다. 말없이 석 잔을 마시더니 다시 그 사진을 꺼내 보더니 빙그레 웃으니 아내가 애인으로 보여 술자리를 떠난 술 취한 신사가 애잔해 보이는 것일까.

남태우 교수:중앙대학교(교수)▸중앙대학교 대학원 문헌정보학과 박사▸2011.07~2013.07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2009.07 한국도서관협회 부회장▸2007.06~2009.06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2004.01~2006.12 한국정보관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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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 (1133)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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