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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08월02일 16시47분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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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의 취중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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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술 좋아하다간 패가망신

 

김원하의 취중진담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진다.”는 말도 있지만 술중에 공술(空酒)만큼 맛있는 술도 없다.

공술은 말 그대로 공짜로 얻어먹는 술이다. 술 좋아하는 사람은 공술이라면 하던 일도 멈추고 따라 나선다고 할 만큼 술꾼들에 있어 공술은 인기가 높은 술자리다.

우리 속담에 ‘공술 한 잔 보고 십 리 간다’는 말도 있고, ‘공것이라면 비상(砒霜:양잿물)도 먹는다’고 했으니 예나 지금이나 공것은 누구나 좋아했던 모양이다.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스폰서 특검’이다. 일부 검사가 업자로부터 향응․접대를 받았다는 뉴스가 나가고 나서 이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특검이 마련되었고, 관련 당사자들은 특검에 불려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양이다.

어깨에 힘주고 술 마실 때는 기분 좋았겠지만 당사자들은 이제 술이야기만 나와도 지긋지긋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술자리는 서민들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물론 단 한번에 억대 향응이 제공되지는 않았겠지만 단순한 술자리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연 금품 수수와 성접대도 있었을 것이며 그러다 보면 술사는 사람이 자신이 필요한 요구를 하지 않았을까. 바보가 아닌 바에 이권이나 청탁도 없이 비싼 술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결코 확인된 적 없는 강남 고급 유흥가 전설적 유머가 있다. 어느 국회의원 보좌관이 우스갯소리를 했다. 선거철이 가까워 모처럼 각계각층의 지인들과 단란주점 모임을 가졌다 한다. 선생님 친구, 검사 친구, 경찰 친구, 세무사 친구, 기자 친구와 함께 폭탄주를 마셨다. 재미나게 놀다 보니 시간이 늦어 계산서 가져와도 도통 지갑을 열 줄 모르더란다. 알고 봤더니 모두들 얻어먹을 줄만 알았지 접대해본 적이 없는 까닭이었다 한다. 그래서 접대 경험이 풍부한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카드로 계산했단 얘기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직업군에 따라 술 한번 살지 모르고 맨날 얻어먹기만 좋아하는 직업은 뭔가 칼자루를 쥔 甲의 입장이거나 권력을 틀어쥔 자의 특권(?)이 아니겠는가.

이번 스폰서 특검에서처럼 공술 좋아하다간 패가망신 할 수도 있으니 누가 공짜로 술 산다고 해도 눈치껏 얻어 마셔야지 나중에 불려 다니고 감방 가는 일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공중파 방송국 PD나 기자 정도 되면 술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설 것이다. 방송이란 파워가 어느 검사 못지않으니까 세간에서는 잘 나가는 PD는 무엇이든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방송국 PD들이 한 때 곤욕을 치렀던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때문일까. KBS는 자체 ‘윤리강령’을 통해 “KBS인은 직무관련자로부터 3만 원 이상의 식사와 향응 등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적시하고 있다.(규정 제1조 12항)

또 “KBS인은 직무관련자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전, 골프 접대, 특혜 등 을 받지 않으며 부당한 청탁을 하지 않는다.”(1조 4항) 는 규정도 있다.

친구끼리 마시는 술이야 누가 사든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지만 남녀 간 술자리가 잦다보면 언젠가는 탈이 나기 마련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이런저런 선물 공세를 한다든가 술자리를 하자들면 언젠가는 잠자리를 요구하게 이르는 것이 순리다. 공짜 좋아하다가 여자의 가장 귀한 것을 내놓게 되는 경우를 만나게 되는 것이 공짜의 결과다.

사람이 살다보면 밥 얻어먹을 수도 있다. 술 얻어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정도의 문제다. 선거철에 입후보자로부터 5천 원짜리 밥 얻어먹으면 50배를 물리듯 공직자가 이권이나 청탁 등으로 향응․접대를 받았다면 그 食費(식비)의 50배를 물릴 순 없을까?

공자의 제자인 유학자들이 좋아하는 사람 사귐에서의 기본 철학은 ‘군자지교담여수(君子之交淡如水)’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가 물과 같다’는 뜻인데, 담백하다는 것은 집착이 없으며, 욕심이 없음을 말한다.

공자는 또 이처럼 담백하게 욕심 없는 사귐을 나눈 친구가 찾아오는 것을 군자의 낙(樂) 가운데 하나로 치고 최고의 기쁨으로 알았다.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하니 불역락호(不亦樂乎)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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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하 (1133)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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